일본대학을 졸업하고 계속 일본에 남아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 졸업생 분이 추석을 맞이하여 잠시 한국에 온 김에 동경갤럭시 서울사무소에 찾아와 주었어요. 동경갤럭시를 졸업한 지 약 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동경갤럭시에서의 생활과 선생님들에 대한 추억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던 고마운 졸업생이었답니다. 최근 일본유학을 생각하는 어린 후배들을 위해 인터뷰에도 흔쾌히 응해주었어요. 주옥같은 일본유학 생활, 일본 사회생활에 대해 들려준 이야기 함께 보도록 해요.
1. 한국과 일본의 대학 생활을 모두 경험하셨는데 어떤 차이가 있다고 느꼈나요?
저는 일본대학에 가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본 대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요. 원래 일본이 공부 외에도 꼭 한 가지 취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잖아요. 한국 대학생들이 신경 쓰는 부분은 출석, 학점은 무조건 A 받기 그리고 방학에도 자격증 따러 공부해야 하고요. 딱히 꿈이 없고 무조건 일류기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일본 대학생들은 저마다 꿈도 다양했고 취미 생활도 열심히 하며 방학 때는 꼭 여행을 다녔는데 저는 그런 환경이 참 좋았습니다. 동아리 활동, 학교 축제 덕분에 대학 생활의 추억도 어마어마하게 많고요.
2. 일본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거창한 계기는 없습니다. 소소한 이유로 일본유학을 하게 됐어요. 처음에 부모님께서는 영어를 구사해야 한다며 저를 미국에 보내려고 하셨어요. 그렇지만 저는 중학교 시절부터 일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중학교 때 우연히 친구가 보여준 일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보고 그때부터 일본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어요. 어학연수를 가서 외국어를 잘하고자 한다면 영어보다는 일본어를 택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유학을 하게 되었어요.
3. 일본국립대학 히토츠바시대학에 합격한 비결이 있나요?
공부를 할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EJU 일본유학시험의 종합과목을 공부할 때 시험 때문에 공부하는 게 아니라 일본 역사 공부가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야 뭐 이런 식으로 좋게 좋게 생각하면서 수험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 재학 중에 히토츠바시대학 오픈 캠퍼스에 다녀왔는데 대학 캠퍼스가 너무 예뻐서 이 학교에 꼭 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4. 일본대학 수험 준비 때 일본어 외에 수학, 영어 공부는 어떻게 했나요?
사실 전 수학을 싫어했어요. 하지만 대학에 가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했기 때문에 공부는 했고요. 동경갤럭시 오후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서 취약했던 수학에 시간을 많이 들였어요. 영어를 30분 공부한다면 수학은 그 배로 1시간 공부하는 식으로 시간을 배분했어요. 그리고 전략도 짰어요. 수학은 미분적분, 분수 등 여러 분야에서 나오지만 그중 못하는 분야는 아예 버렸습니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최저점을 넘기기 위해 취약한 부분은 버리고 잘하는 부분을 집중해서 공부했어요. EJU 일본유학시험을 볼 때에도 수학에서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과감히 버리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곤 했습니다.
5.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에 다닐 때 그리고 히토츠바시대학에 다닐 때 아르바이트는 했나요? 공부에 지장은 없었는지 일본에 적응하는 데 도움은 됐는지 궁금합니다.
공부에 지장은 없었습니다.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 다닐 때에는 수업 끝나고 집에 가서 좀 쉬었다가 아르바이트하러 나가곤 했어요. 유학비자는 일주일에 28시간 이내로만 일을 할 수 있는 데 그 제한 시간을 지키며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공부에 지장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일본어학교 내에서는 외국인 친구만 사귈 수 있는데 아르바이트 덕분에 일본인 친구를 사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히토츠바시대학에 가서는 학교 근처 카페에서 4년 내내 일했는데 그때 함께 했던 일본인 친구들과는 지금도 종종 만나고 있어요.
6. 지금의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요?
보통 취업 준비하는 학생들은 30~40곳에 지원을 하는데 저는 정말 가고 싶은 회사를 15군데로 고르고 골라 그곳들만 집중적으로 준비했습니다. 서류 준비할 때 SPI(적성검사)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건 어느 정도 공부를 했고, 취업에서는 면접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면접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면접에 참가해보면 보통은 학생들이 면접관의 질문을 예상하고 모범 답안을 준비해 가는데 모범답안을 이야기해봤자 면접관은 하루에 수 십 명의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큰 효과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면접관과 대화를 나누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면접에 임했습니다. 면접관은 회사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던 분들인 만큼 제가 이 회사에 알고 싶은 것들에 대해 질문을 하다 보니 오히려 면접관보다 저의 질문이 더 많아지곤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서류보다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더군요.
7. 일본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메리트를 느끼는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봤을 때, 한국 사람들이 성실하면서 독한 면도 가지고 있어요. 민족성인지 모르겠는지 헝그리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많이 느껴요. 일본 사람들보다 정신적인 면에서 강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한국 사람을 뽑고 있는데 아무래도 한국인들의 헝그리 정신을 높게 평가하는 것 같아요. 기업에서도 잘 알아요. 힘들어도 잘 버틴다는 걸 말이죠. 또 일본인과는 다른 외국인의 사고방식을 높게 사고 있어 저는 회사에서 일하기가 사실 참 편해요. 그래서 한국에서 수많은 한국 사람 중 한 명으로 일하는 것보다 일본회사에서 외국인으로서 특별하게 대우받으며 일하는 지금 스스로도 제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더 의욕도 생겨나서 좋아요. 또 외국인 사원이다 보니까 회사 내에서 더 주목해주는 것도 있는데 어려 면에서 저는 일본에서 사회생활 시작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봅니다.
8. 일본대학이나 일본전문학교 등 일본에서의 유학을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제 주변에도 한국에 있는 후배들이나 지인들 중 일본유학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요. 저는 그들에게 늘 유학을 고민할 단계까지 왔으면 무조건 가라고 얘기합니다. 확실히 안 가는 것보다 가는 게 훨씬 좋거든요. 저도 일본에 와서 충격을 많이 느낀 게 아, 내가 알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구나, 동남아시아는 동남아시아 대로 문화가 따로 있고 아예 생각이 다른 문화가 있고 일본도 일본 대로 다르고요. 왜 일본은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라는 표현이 있잖아요. 비슷한 것도 있지만 다른 것도 참 많아요. 그러다 보니 저도 점점 사고방식이 바뀌면서 스스로가 점차 성장해 나가는 걸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저는 일본유학을 고민할 정도까지 왔으면 일본에 가라고 해요. 일본어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9.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저는 정말 좋았어요.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건요.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면 저랑 비슷비슷한 또래 사람들만 만나게 되는데 일본어학교에 오니 저보다 나이 어린 친구도 있고 다양한 경험을 해 오신 저보다 나이 많은 분들도 있었는데 연령대가 다른 사람과도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을 동경갤럭시에서 공부하며 처음 알게 됐어요. 일본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 연령대, 출신, 직업군이 달라도 친해지니까 여러 면에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지금껏 해보지 못한 경험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고요. 가끔 후배들에게도 해주는 이야기는 한국에서 똑같은 친구들 사이에만 있지 말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해요. 또 일본어학교에 오는 모든 분들은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오는 분들이라 배울 수 있는 것도 참 많아요. 그분들을 보면서 저도 제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원래 일본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일본유학을 한 게 아니었어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어학연수를 위해 일본에 왔는데 직접 생활을 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남들처럼 오로지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살지, 늦게나마 일본에서 다른 삶을 살아볼지 이런 것들을 동경갤럭시에서 공부할 때 많이 고민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어머니께서 저를 많이 응원해주셨어요. 그렇게 고민할 거면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하라고 밀어주셨거든요.
10.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에서 만났던 친구들은 지금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나요?
지금도 계속 만나고 있어요. 한국으로 돌아간 친구도 많지만 그래도 다들 일본 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친구가 출장으로 일본에 종종 오고 있어 그때 만나기도 하고 제가 잠시 한국 들어갈 때 한국에서 만나기도 하고 그래요. 일본유학을 했던 시절에는 가족과 떨어져 외로우니까 항상 친구들과 함께 했었어요. 특히 일본에 있을 때에는 연말연시가 가장 외롭기 마련인데 우리는 유학생들끼리 모여서 아사쿠사 신사에 가서 새해맞이를 하기도 했어요. 유학 시절을 함께 한 친구들이라 참 소중합니다.
11.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 선생님들 중 기억에 남는 분에 대해 들려주세요.
미치키 선생님, 요코자와 선생님, 고마츠 선생님, 카이다 선생님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제가 일본대학 한참 준비할 때 참으로 자주 상담을 드렸던 요코자와 선생님은 저와 함께 마음고생도 많이 해주셨어요. 히토츠바시 대학에 합격하고 선생님께 제일 먼저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선생님께서 우시는 거예요. 결국 서로 붙잡고 같이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동경갤럭시를 졸업한 후에도 특별진학클래스에 함께 공부했던 언니 오빠들과 가끔 요코자와 선생님 뵙기도 했어요. 그러고 보니 그 중 동경갤럭시 근처에 있는 대학 캠퍼스에서 공부했던 분은 외로울 때마다 동경갤럭시에 놀러 갔다고 들었어요. 동경갤럭시 졸업하고도 4년 내내 갔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조만간 회사 쉴 수 있을 때 선생님들 뵈러 가야겠습니다.
20대 초반에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주어진 현실을 박차고 새롭게 도전했던 김ㅇㅇ 님은 자신의 선택에 끝까지 책임을 지도록 노력해 왔고 그 결과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일본 생활을 마음껏 누리게 됐어요. 참 밝고 환한 분위기의 김ㅇㅇ 님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동안의 일본유학 그리고 일본 사회생활 이야기를 상세하게 들려준 덕분에 많은 학생들이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소식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