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을 때부터 목표로 했던 일본 최고의 국립대학 교토대학 대학원 MBA 과정에 당당히 합격한 최○○ 님이 합격 후기를 통해 그동안 어떻게 일본 대학원 준비를 했는지 상세하게 들려주셨어요.
1. 일본 대학원 진학 준비는 언제부터 했는지, 어떤 흐름을 거쳐 공부했는지 궁금합니다.
오랫동안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고 동아시아권의 경영 대학원 유학을 고민했습니다. 홍콩하고 일본을 두고 생각을 많이 하면서 처음엔 중국어 공부 경험도 있고 많은 여행으로 익숙한 홍콩을 고려했습니다만, 개인적인 여러 상황을 감안하여 결국 일본행으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다만 당시 일본어가 아주 간단한 단어만 아는 초보 수준이었기 때문에 JLPT N2급을 추가 접수하고 급히 준비해서 한국에서 시험을 보았고, 일본어를 더 집중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4월학기에 맞춰서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한국에서 일본유학을 결정하면서부터 사실상 교토대학 대학원만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시작했는데, 당시 일본에서 공부한다면 무조건 국립대학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점, 그리고 저의 기본 백그라운드가 공학 및 IT 계열이어서인지 아시아 최고 수준의 이공학 계열이 공존하는 종합대학 교토대가 히토츠바시에 비해 더 마음이 끌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대학원 입시 출원도 교토대 단 한 군데만을 제출했고, 만일 떨어지면 그냥 한국으로 귀국할 생각이었습니다. 다행히 합격을 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계획적으로 잘 된 셈입니다.
2. 교토대학 대학원 MBA 합격에 도움이 된 과목이 있나요?
먼저 쿠마자키 센세의 ‘연구계획서 작성’과목, 한국에서 대학원 공부를 했었기 때문에 논문 작성 등에는 이미 익숙했지만 연구계획서 혹은 에세이는 성격이 좀 달랐기 때문에 기본적인 틀을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제가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와 주제에 관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일본어’로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머릿속에 알고 있는 것, 글로 작성하는 것, 다른 사람 앞에서 입으로 말하는 것, 모두 각각 다른 법이고 특히 하나하나 남들 앞에서 말해지는 순간, 계획서 내용이 구체적이고 뚜렷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학원 출원 기간 훨씬 전인 6월 말 이미 수업 덕분에 기본적인 아이디어 구상과 연구계획서 내용이 사실상 완성됐기 때문에 나중에 일정에 쫓기지 않고 비교적 여유 있게 준비가 가능하게 되기도 했죠.
또 하나는 토우토쿠 센세의 ‘시사 독해’에서는 아사히 신문의 천성인어(天声人語)를 매주 공부하고 베껴 쓰는 숙제가 있었습니다만, 독해 및 작문 능력뿐만 아니라 일본어란 언어 그 자체에 대해 매력과 흥미를 느끼게 해준 귀중한 과목이었습니다. 내용도 매우 좋았는데 개인적으로 큰 흥미를 갖게 된 철학자 츠루미 슌스케(鶴見俊輔) 씨에 대해서도 천성인어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으니 매우 좋은 계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대학원 입학 원서는 에세이 전체를 순전히 손으로 일일이 다 일본어로 써야 했는데, 컴퓨터 자판에만 익숙해 있던 제가 무척 괴롭게 생각했던 이때 숙제 경험이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연구계획서를 완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일본에 오자마자 기본 생활 준비 외에 가장 먼저 만든 것이 집 근처 구립 중앙도서관의 출입 및 도서대출증이었습니다.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 입학 후 처음 4개월은 학교를 마치면 점심을 먹고 바로 구립 중앙 도서관에 가서 저녁까지 공부를 하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JLPT N1급 준비 때문이기도 했는데, 이때 동해 등의 공부는 별도로 하지 않고 대신에 도서관에 있는 일본 경제, 경영 관련 잡지와 연구계획서에 쓸 내용에 필요한 자료 스크랩 및 독서로 대체하여 시간을 아꼈습니다. 일본의 구립 도서관은 한국에 비하면 약간 아날로그식이지만 방대한 도서 및 자료에 대한 자유로운 열람, 어린 학생뿐 아니라 노인분들까지 다양한 계층이 휴일도 잊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일본 구립 중앙도서관에서 연구계획서 작성에 필요한 도서와 저널을 무료로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즐겁게 준비했던 거 같습니다.
4.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에서 가장 고마우신 선생님이 있다면 어떤 분이었는지 들려주세요.
쿠마자키 센세
일본대학원 진학과 관련하여 일정 참고나 일본어로 된 서류 작성에 대한 검토, 한국과 조금 다른 일본에서의 기본 면접 예절 등에 관해서 별도로 시간을 내어 일일이 도움을 주시고 챙겨주셔서 특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일본어 공부를 언어 자체로서의 매력이나 흥미로 일깨워주신 토우토쿠 센세.
그리고 일본어를 순전히 자격시험용 준비로 시작한 탓에 말그대로 엉망진창인 저의 일본어 발음에 대해 다소 엄격하게 지적해주신 나카자와 센세도 기억에 남습니다.
5. 일본 대학원 진학을 위해 일본어학연수를 해야 하나 망설이는 학생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 같은 경우는 단기간에 일본어 실력을 올려야 했고 평소 해외여행을 많이 하면서 품었던 단순한 여행이 아닌 해외에서의 일상생활에 대한 간절함과 흥미도 있었기에 일본어학연수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마다 목적과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제가 어떤 일반적인 조언을 하기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고 가족과 떨어져서도 묵묵히 해나갈 자신이 있다면 어학연수도 괜찮은 선택이겠지요.
6.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는 어떤 학교라고 생각합니까?
원리 원칙에 충실하고 선생님들도 기본에 충실하여 열심히 하시고 좋은 학교라고 생각합니다.입시 준비를 위해 학교 의존성이 큰 어린 학생들의 많은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서 교과서를 사용한 입시 중심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론 특정한 교과서 없이 여러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 커뮤니케이션 클래스 수업의 형태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7. 앞으로 2년간 무엇을 목표로 대학원에서 공부할 것인지 미래에 대한 포부가 궁금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원에 비해 일본대학원 MBA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논란과 의문이 많이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졸업 후 한국에의 복귀만을 생각한다면 그런 의문에는 일견 타당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무대를 일본 혹은 동아시아권 세계로 생각한다면 결국 자기 하기 나름이란 생각입니다. 남들이 다 아는 이미 좋은 가치를 취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지만, 본인이 자신만의 의미를 직접 만들어 부여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토대학은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배출한 전통적인 좋은 학교이고 이런 명성에 어울리는 상당히 자유로운 학풍과 세계 유일성을 추구하는 독특함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교토대 경영 대학원에서도 특히 과학 기술과 공학 분야와의 연대 및 교류를 중요시하고 강조하는 만큼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노력하여 만족할만한 좋은 공부 성과를 얻고 싶습니다.
성심성의껏 일본 대학원 합격 후기를 들려주신 최○○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 년 전 희망찬 포부를 가지고 일본 도쿄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듯이 다가오는 4월에도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하고 싶었던 공부 및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행복한 나날들이 이어지는 멋진 유학생활을 보내시기 바랄게요. 새로운 도전에 한 발 한 발 내딛어 가는 그 아름다운 열정도 오래오래 간직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