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본에서는 3.11 동일본 대지진 2주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습니다. 2년 전 이맘 때에는 일본 현지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공포에 떨 수밖에 없는 나날이 계속되었고, 한국에서도 하루가 다르게 여진, 후쿠시마원전에 대한 무서운 내용의 기사들이 언론에 보도되었었지요.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도 결코 이 사건을 피해갈 수 없었고, 큰 꿈을 가지고 일본에 왔던 적지 않은 유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모국으로 돌아가야 했던 상황들이 이어졌습니다. 또 새로 입학할 예정이었지만, 일본유학을 포기하고 모국에 그대로 남기로 결정한 학생들도 결코 적지 않았지요.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일본에 남아 공부한 학생들 또한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입학하여 자신의 목표를 생각하며 꾸준히 공부한 결과 어느새 일본어학교의 모든 과정을 마치고 새 출발을 하려는 학생들이 현재 동경갤럭시에서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인터뷰를 한 학생은 위에서 언급한 졸업을 앞둔 학생 중의 한 명입니다. 어떠한 목표와 각오로 일본유학에 임했던 걸까요.
지금부터 특별했던 인터뷰 내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1. 3.11 동일본 대지진 직후에 어학연수를 했기 때문에 일본유학에 대한 추억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모두가 돌아가는 상황에도 꿋꿋하게 일본에서 공부를 해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본유학 전, 한국에 있을 동안에는 공항에서 4~5년 정도 정비보조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장래의 비전이 보이지 않았고, 제 자신의 발전도 느껴지지 않아 이 일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제과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한국에는 겨우 최근 들어 제과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생겼으나 제가 학생이었던 시절에는 제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학교는 한국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꽤 오래전부터 제과 분야가 발전해 온 일본의 전문학교에서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일본유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유학에 대한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으나 결국 부모님께서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일본에 가려는 의지가 있는 거라면 진지하게 배우려고 하는 것이겠구나라고 생각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1년 6월경에,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에서 교장선생님과 학교 담당자가 한국에 와서 일본상황에 대한 것을 포함한 설명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학교를 신뢰할 수 있게 되었고, 한국어를 구사하는 교직원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언어적인 면에서의 걱정을 떨쳐내고 일본유학을 할 수 있겠다고 안심했습니다. 이 시기에 이렇게까지 한 일본어학교는 동경갤럭시 뿐이었습니다.
지진보다는 그 후에 일어난 원전사고에 관한 것에 걱정이 컸지만, 일본유학은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닌 시기에 결정한 것이었기 때문에 가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습니다.
2. 동경갤럭시에서 공부하는 동안 속성클래스, 비즈니스클래스, 문화커뮤니케이션클래스 등 다양한 수업을 들었는데, 지금까지 들었던 클래스의 특징과 감상에 대해 얘기를 듣고 싶어요.
초급클래스에 있을 때에는 진도가 빠르고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져 잘 따라갈 수 있을 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중급클래스에 들어갈 무렵부터는 점점 일본어에 익숙해졌고, 한결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상급클래스에 들어가면 1,2교시에는 JLPT N1급 등의 수험대책 공부 중심이 되어 좀 지루하기도 했지만 3,4교시의 선택과목에서는 흥미가 있는 과목을 골라서 공부할 수 있어 좋았어요.
지금은 문화커뮤니케이션클래스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정말 재밌습니다. 서로 이야기하는 내용에 대해 일단 테마는 정해져 있지만, 대화가 늘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서 우리가 관심,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재밌어서, 일본어실력이 쌓이는 것은 물론 이야기 내용에서도 배우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3. 동경갤럭시 선생님들 중 졸업 후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선생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금까지 수업을 해 주신 선생님들 모두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그래도 더욱 특별한 선생님을 꼽으라면, 초급클래스 시절 때 담임선생님이셨던 사토우센세,
그리고 전문학교 진학준비에 많은 도움을 주셨던 토우토쿠센세입니다.
4. 동경갤럭시에 다니면서 만들었던 즐거운 추억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동경갤럭시에 막 입학했을 때, KISE(게이오대학 국제교류동아리) 학생들과 합숙 차 갔던 후지큐에서의 일들이 참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학교 친구들과의 첫 여행이어서 보다 남다른 추억으로 남은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비오는 날의 바베큐파티를 포함한 동경갤럭시 행사에서 모두와 함께 즐겼던 것들도 오래도록 기억날 것 같네요.
5. 일본유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반드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와야 한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 경우에는 ‘제과 분야 전문학교로의 진학’이라는 무조건적인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와도 포기하고픈, 마음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 혼자만의 생각과 이미지로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본유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블로그 등을 통해 정보 수집을 해 놓으면, 직접 일본에서 유학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6. 앞으로 2년간 무엇을 목표로 일본에서 공부할 것인지, 미래에 대한 포부가 궁금합니다. ^^
2년간 동경제과전문학교에서 제과에 대해 기초부터 착실하게 배우고 싶습니다.
졸업 후에는 일본의 호텔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을 예정입니다.
7. 그 외의 하고픈 이야기
저는 일본에 와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특히 조○○ 상과는 입학시기도 같았고 계속 거의 같은 클래스에서 공부를 해 왔습니다. 반 친구들과 벚꽃놀이, 여름의 불꽃축제 등 여기저기에 함께 놀러다녔고, 혼자서도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특히 벚꽃이 한참 필 시기인 3월 말에서 4월 초에는 나카메구로와 우에노에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나카메구로는 애인과 함께, 우에노는 많은 친구들과 다함께 놀때 가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저는 도쿄에 처음 왔을 때부터 쭉 카마타(蒲田)에 살고 있습니다. 제 사촌이 먼저 일본으로 유학을 와 있어서, 사촌과 그의 친구와 셋이서 함께 맨션에서 살고 있습니다. 맨션의 월세는 117,000엔이데, 광열비와 식비까지 포함에서 한 사람 당 한 달에 5만엔씩 내고 있는데 충분한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촌이 있어서 저의 일본생활은 전혀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카마타는 유학생이 많은 편리한 지역입니다. 카마타역에서 연결된 지하에는 식품 및 야채가게도 있고, 윗층에는 서점과 문구점 그리고 잡화점도 많이 있습니다. 또 근처에 돈키호테까지 있어서 생활하기에 굉장히 편리합니다.
카마타역에서 동경갤럭시가 있는 타마치역까지는 전철로 13분 정도 걸리는데 동경갤럭시 학생들이 거주하기에 최적의 도시라고 봅니다.
(현재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는 타마치역에서 니혼바시역 주변으로 이전했습니다.)
유학생에게 거주지의 선택지는 다양하지만, 학교 바로 앞에 사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거리)
학교와 집이 너무 가까우면 생활이 단순해지며 나태해지기 쉽고, 지각도 잦아지게 됩니다.
대신, 전철을 이용하면 시간을 미리 계산해서 집을 나오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지각을 안 하게 됩니다.
또, 동경갤럭시 학생이라면 전철 정기권 구입을 할 때에 학생할인을 받을 수 있고, 정기권 구입시에 지정한 구간 사이는 무제한으로 승차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장소에 가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집니다. 큰 특징이 없는 곳이라도,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지정된 구간 내에 있는 역에 내려보면 색다른 발견을 할 수 있습니다.
학교 기숙사도 좋고, 어느 정도 일본생활에 익숙해지면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쉐어해서 살아보거나 또는 사설기숙사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살다보면, 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자연스레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매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년 9개월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동경갤럭시일본어학교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성실하게 공부한 ○○호 님은 앞으로 어디를 가든, 차근차근 해 나가 결국엔 꿈을 이루고 큰 성공도 거머쥐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